[사설]'김부겸 카드', 기대 크다

[사설]'김부겸 카드', 기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차기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장관을 지명했다. 일부 부처 장관 후보자도 발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에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 문승옥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 국토교통부장관에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등 5개 부처 장관에 각각 후보를 내정했다. 예상보다 빠른 개각 인사였다. 규모도 총리와 장관 5명을 일거에 교체하는 중폭이었다. 정권 말기 레임덕을 막고 정권 교체 전까지 국정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더 지체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후보 면면을 보면 이미 물망에 올랐던 인물도 있었고 의외의 인물도 올라왔다. 청문회를 통해 마지막 검증이 이뤄질 것이다.

이번 인사의 백미는 역시 총리였다. 개각도 따져보면 정세균 국무총리 사퇴가 발단이었다. 총리 교체는 이번 정부에서 세 번째다. 김부겸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하는 마지막 총리일 가능성이 높다. 호남 출신 이낙연, 정세균 전 총리에 이어 첫 영남 출신 총리다. 영남지역을 끌어안으면서 정권 재창출을 노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정치적 해석을 떠나 '김부겸 카드' 나쁘지 않다. 국무총리는 내각 총 책임자로 정책 전반을 관리한다. 특히 선거에서 여당이 대패한데다 레임덕까지 불가피해 정국은 대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공격 수위를 높일 것이고 청와대 뿐 아니라 국회까지 중심을 잡지 못하면 정권 교체까지 정책 공백이 불가피하다.

어느 때 보다 총리 역할이 중요하다. 다행히 김 후보자의 평가는 기준점 이상이다. 지역 안배도 중요하지만 '화합형 인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오랜 정치 경륜과 행정 경험 등을 토대로 총리 교체 시기 때마다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정치력과 정무능력이 검증된 인물인 데다 야당 인사와 소통이 가능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카리스마가 다소 부족해 정국을 돌파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금 정국은 여야가 극단으로 대립하는 상황이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여야를 포용하면서 국회가 제 역할을 하도록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 신임 총리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막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