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도 성균관대 교수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트윈으로 완성”

“스마트팩토리는 제품 기획, 설계, 생산, 유통, 판매 등 제조 전 과정을 최소 비용과 시간으로 똑똑하게, 고객 맞춤형 생산까지도 가능하게 해주는 미래형 생산시스템입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줘 스마트팩토리를 실현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해 산업 경계 구분이 모호해지고 융합된 기술이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제조 산업도 대량 맞춤 생산을 거쳐 개인화 생산도 가능한 모습으로 전환되고 있다. 제품 개인화와 복잡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다품종 적시 적량 생산 실현을 위해 제조업은 기존 대량생산 체제를 탈피하면서도 비용은 적게, 품질은 더 좋게 만들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실현할 수 있는 핵심 방법으로 '디지털트윈'이 떠오르고 있다.

노상도 성균관대 산업공학부 교수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트윈으로 완성된다”
노상도 성균관대 산업공학부 교수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트윈으로 완성된다”

디지털트윈과 스마트팩토리 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노상도 성균관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디지털트윈은 스마트팩토리의 '똑똑함'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라고 말한다. 노 교수는 관련해 산학협력 연구를 수행했으며, 여러 연구논문 발표와 함께 교육부 BK21 '자율형 스마트공장 교육연구단'을 이끌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실제 세계에 존재하는 하나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상 세계로 옮겨놓은 '쌍둥이'를 말한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옮겨진 모델이 실제 세계와 연결돼 있어 실제 세계에서 변동이 일어날 때마다 '동기화'가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디지털트윈과 동기화된 여러 데이터가 사물간 데이터를 공유하는 '초연결'을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되고, 디지털트윈을 통해 다양한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수행한다. 노 교수는 “세상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과거에 있었던 일과 현재는 물론 앞으로 일어날 일까지 예측이 가능한 디지털트윈은 '타임머신 모델'으로도 불린다”고 말했다.

디지털트윈은 대규모 인프라나 스마트시티 등 실제를 구현하기 곤란한 상황에서 주로 사용되며, 최근 제조 혁신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기존 제조 혁신은 대부분 '공장 자동화'로 추진됐다. 공장 자동화는 일정한 범위 제품과 공정을 대상으로 사용되는 로봇이나 장비 등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제어, 운영해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인 것이다. 공장 자동화는 작업자가 직접 수행해야하는 작업을 줄이고, 변동에 따른 입력이나 생산, 품질 관리 등으로 축소시켜 생산성과 품질, 납기 향상 측면에서 각광 받았다.

한 발 더 나아간 스마트팩토리는 관리하지 못하던 변동 대응까지도 똑똑하게 수행해주는 자율 생산 체계를 말한다. 디지털트윈을 통해 알 수 있게 되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기반으로 제품 변경, 수요 변동에 따른 공급량 결정과 공정의 변화, 품질 관리 등 여러 가지 의사결정을 컴퓨터가 대신 한다. 노 교수는 “정해진 범위에서 자동으로 운영되는 공장 자동화와 달리 스마트팩토리는 예상 못했던 변동에도 자율로 판단, 대응해 고객 맞춤형 제품까지도 최소한 비용과 시간으로 생산할 수 있다”면서 “모든 것은 디지털트윈을 통한 진단 분석 예측 최적화에 기반해 스마트팩토리 핵심은 디지털트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모든 공장이 똑같은 모습의 스마트팩토리로 전환을 필요로 할까. 노 교수는 “제조하는 제품과 생산시스템 성질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초코파이같이 큰 변동 없이 대량으로 꾸준히 생산되는 제품, 또 연속 수행되는 화학과 철강 공정, 반도체처럼 장비 중심으로 고정된 생산시스템은 온도, 속도 등 제한된 조정 가능 범위로 우선 적용 범위가 정해지게 된다.

맞춤형 생산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필요한 대표 분야로는 자동차, 가전 등이 있다. 과거에는 전용 라인에서 적은 종류 제품을 대량으로 만들었지만 현재는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품목당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과거 100만개를 만들던 라인에서 이제는 2000개씩 500가지를 생산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 것이다. 제조에서 변동이 극심할 때 디지털트윈을 만들면 실제 생산하지 않고도 문제를 예측하고 대응이 가능하다. 생산 과정에서도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디지털트윈을 통해 발생되는 여러 문제에 효율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노 교수는 “스마트팩토리가 모든 공장에 도입될 것은 분명하다. 다만 업종과 상황에 따라 도입 시점 차이가 존재할 뿐”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실현을 위한 디지털트윈은 이미 일부 선도기업이 도입하거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기업이 디지털트윈을 도입하는 데 있어 경제·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각양각색 설비와 인터페이스 데이터를 수집해 디지털트윈을 구축, 운영하는 것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데이터를 한데 모아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플랫폼 안에 필요한 정보가 실려 있으면 이를 활용해 디지털트윈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이 훨씬 용이해진다.

플랫폼은 설비나 인터페이스에 대한 데이터의 수집에서 시작해 각종 정보시스템과 연계해 디지털트윈을 구축하며, 이후 제품·공장설계, 생산계획, 품질관리 등 여러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다.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플랫폼을 통해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을 갖춘다. 노 교수는 “디지털트윈이 미래 스마트팩토리를 실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더 많은 공장이 디지털트윈을 접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트윈과 플랫폼, 데이터 수집 솔루션 이야기는 1월 20일 오후 2시에 개최되는 '스마트제조 디지털트윈 플랫폼' 웨비나를 통해 더욱 심도 있게 다뤄진다.

이호기자 dlghcap@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