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부품 업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수출 차질과 현지 생산 직격탄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의 대러시아 수출 품목 가운데 수출 비중이 각각 25.5%와 15.1%를 차지하는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 당시 서방 제재 여파로 한국의 러시아 승용차 수출은 이듬해 62.1% 줄었다. 타이어도 55.7% 감소한 바 있다. 미국산 차량용 반도체가 들어간 자동차 수출도 일부 제한될 수 있다. 수급난으로 이미 전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희귀가스 공급 차질에 따라 수급난이 더 심화될 경우 국내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를 비롯해 자동차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업체들은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러시아로 수출하는 부품의 90% 이상은 현대차와 기아 러시아 공장으로 납품되고 있다. 이번 경제 제재로 수출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현대차와 기아도 생산과 판매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현대차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간 23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기아를 포함한 러시아 수출량은 연간 10만대에 이른다. 물류 차질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 생산설비를 정상 가동하기 어렵다. 현대차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KAMA는 산업통상자원부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 대책 마련을 위한 건의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했다. 위기 상황 발생 시 업계에 유동성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국지적 충돌 발생 시 러시아 현지 자동차 판매가 적게는 10%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게 되면 판매 규모가 29%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쌍용차 등도 이번 갈등의 영향권에 있다. 쌍용차 협력사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알루미늄 등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고, 인접 국가인 슬로바키아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고 있어서다. KAMA는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해당 품목들에 대해 한시적 긴급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러시아 수출 제재로 피해를 보는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도 요청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