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美 '칩4' 가입 "거절할 수 없는 제안"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동남아시아 순방 일정을 거론하며 한국의 '칩4'(Chip 4) 동맹 가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중 패권 경쟁에 따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과학·기술이 정치·외교와 연계되는 '과학기술 안보' 시대가 열렸다. 한국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미국의 '칩4' 가입 요구는 영화 '대부'의 '거절할 수 없는 제안'과 같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안 의원은 대만, 한국, 일본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는 펠로시 의장의 동남아 순방에 대해 “이번 펠로시 의장의 아시아 순방은 '칩4' 가입 결정의 순간이 임박했음을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비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TSMC 보유국,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1위 국가, 일본은 반도체 장비 1위 국가다. 모두 미국이 제안한 '칩4' 동맹의 후보국이라는 설명이다. 안 의원은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과 함께 중국을 배제하고 안정적인 반도체 생산·공급망을 만드는 것이 미래 산업의 핵심 자원인 반도체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 의원은 미국의 반도체 동맹 구상에서 우리의 고민은 중국의 반발이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미국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대중 무역이 적자로 돌아섰고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홍콩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르지만 반도체 산업에서 특허 보유와 설계 분야 기술력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미·일과 함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안 의원은 “중국 수출의 감소로 경제적 타격이 예상되는 건 분명하지만 단기적 손실에도 중장기적으로 차세대 반도체 공급망에 참여하고 그 표준과 기술 자산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칩4' 가입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칩4' 가입 결정 시한은 8월 말로 이제 1개월도 남지 않았다”고 했다. 안 의원은 “국회 차원의 상설 특위와 범부처 컨트롤타워를 설치해 반도체 산업 제반 문제에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면서 “입법·행정 체계를 구축해서 곧 들이닥칠 과학기술 안보와 경제 안보의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안 의원의 페이스북 발언에 대해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면서 “업계 의견이나 여러 상황이나 정부 부처 논의를 통해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결정내릴 것”이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