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전력반도체 청사진 공개…실증데이터 기업 제품 양산에 무상지원

첨단 소재와 부품, 장비, 뿌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기술과 제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2024 소부장뿌리기술대전이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3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참관객이 부산테크노파크부스에서 트리노의 고전압 전력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첨단 소재와 부품, 장비, 뿌리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기술과 제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2024 소부장뿌리기술대전이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3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렸다. 참관객이 부산테크노파크부스에서 트리노의 고전압 전력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정부가 '통합형 대형 연구개발(R&D)'과 '전력반도체 혁신벨트' 구축을 골자로 하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소재부터 시스템 실증까지 전 주기를 하나로 잇는 한편, 부산을 중심으로 남부권을 아우르는 핵심 생산 거점 확보가 목표다.

산업통상부는 23일 서울 엘타워에서 산·학·연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차세대 전력반도체 포럼'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국가 핵심 로드맵을 공개했다. 인공지능(AI) 시대 도래와 전기차 보급 확대로 100조원대 시장으로 급성장한 차세대 전력반도체 생태계를 정부와 민간이 '원팀'으로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전력반도체는 전기차, 데이터센터, 방위산업 등 대규모 전력이 공급되는 기기 내부에서 전력을 변환·분배·제어하는 심장 같은 부품이다. 기존 실리콘(Si) 반도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등 신소재 화합물을 활용하며, 고온·고전압·고주파 환경에서도 월등한 내구성과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로드맵의 핵심은 기존의 단편적인 기술 지원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정부는 소재부터 소자, 모듈, 시스템 실증까지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묶는 '전주기 통합형 대형 R&D'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전기차), 한국전력공사(전력망), 삼성전자(데이터센터) 등 거대 수요 기업들과 초기 개발 단계부터 연계하여 시장에서 즉각 통할 수 있는 실무형 상용화 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또 지역 균형 발전과 연계한 거대 생산 인프라 구축 방안도 구체화됐다. '남부권 전력반도체 혁신벨트' 조성을 위해 현재 부산에 지정된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내 공공 팹(Fab) 인프라를 최고 수준으로 고도화한다. 또 경북 포항과 전남 나주 등 기존 공공 인프라에서 축적된 방대한 실증 데이터들을 민간 기업의 실제 제품 양산 과정에 무상 지원함으로써 중소·중견 기업들의 초기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

인재 양성 역시 단순 교육을 넘어선 '지역 선순환' 모델로 설계됐다. 혁신벨트 내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지역 거점 대학들과 협력하고, 현장의 실증 인프라를 직접 활용하는 맞춤형 실전 교육과정을 신설한다. 이를 통해 지역 인재가 지역 산업을 키우고, 다시 산업 성장이 인재 유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최우혁 산업부 첨단산업정책관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속에서 화합물 반도체를 국가 중점 과제로 추진하겠다”며 “남부권 혁신벨트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 및 민간과 역량을 모아 흔들림 없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