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후반기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하면서 여야 대치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은 “더 이상 국회 공백을 방치할 수 없다”며 상임위 즉시 가동과 입법 드라이브를 예고했고,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폭거이자 입법 독재”라며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원 구성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정국은 다시 강대강 대치 구도가 됐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민생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법사위원장만 요구했다”며 “남은 7개 상임위원장 선출에도 협조하지 않는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국회를 정상화하겠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상임위 간사 선임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부터 법안 심사에 돌입하는 한편, 7월 임시국회를 곧바로 소집해 국정과제 입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오는 3일에는 의원 워크숍을 열어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상임위별 중점 법안을 점검하고 구체적 입법 타임라인도 논의할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단독 선출을 원 구성 협상 파기의 책임론으로 연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또다시 법사위를 강탈했다”고 비판했고, 당 지도부 역시 “국정의 파트너인 제1야당을 무시한 채 국회를 운영하겠다는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원 구성 정상화 없이 어떤 상임위도 받지 않겠다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배정한 국민의힘 상임위원 전원이 사임계를 제출한 데 이어 7월 임시국회 보이콧 여부를 포함한 향후 대응 방안을 2일 의원총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상임위를 전면 거부할 경우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할 수단이 사실상 사라지는 만큼 결국 야당 몫 7개 상임위원장을 받아들인 뒤 원내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임위에 참여하지 않으면 주요 법안 심사 과정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렵고, 여당의 입법 추진을 제어할 협상 카드도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국회법 개정 카드까지 꺼내 들면서 국민의힘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처리 기간 단축과 필리버스터 요건 강화 등을 추진해 국회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야당 무력화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향후 법사위를 중심으로 한 입법 전쟁도 불가피하다. 보완 수사권 폐지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조작 기소 특검법, 부동산 세제 개편, 호남 반도체단지 조성 지원 법안 등 굵직한 현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여아 간 충돌은 더 격화될 전망이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