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 수질감시망 324일 '먹통', 우크라 식수 인프라 재건 MOU '절차 무시'…환경기관 관리 도마에

차광명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이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현장에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광명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이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현장에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수질감시망이 최장 324일간 멈춘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당국과 정식 협의 없이 우크라이나 식수 공급시설 재건사업을 추진하는 등 환경기관의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국가수질자동측정망에서 발생한 고장·결측은 총 2253건이었다. 장비와 채수시설 등의 고장이 1163건, 강우·결빙·수위 변화 등에 따른 결측이 1090건이었다.

모든 측정항목이 동시에 멈춘 사례는 937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474건(50.6%)은 7일 이상, 102건은 한 달 이상 중단됐다. 한강수계 청미천 측정소는 최장 324일, 낙동강수계 내성천 측정소는 312.5일간 전 항목 자동측정이 중단됐다.

실제 오염사고 당시 측정망이 멈춘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9월 경북 봉화읍 내성천에 오염된 준설토가 유입됐지만 예천군 내성천 측정소는 앞선 8월부터 수위 저하와 모래 유입으로 전 항목 측정이 중단된 상태였다.

경보 정확성에도 문제가 나타났다.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발생한 수질경보 2800건 가운데 741건(26.5%)이 오경보였고 이 중 731건(98.7%)은 설비적 요인 때문이었다. 올해 8월 기준 측정기기 430대 가운데 내용연수 7년을 초과한 장비도 최소 222대(51.6%)에 달했다.

김주영 의원은 “측정이 수개월씩 중단되고 설비 문제로 오경보가 반복되는 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수질오염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며 중장기 정비계획 마련을 촉구했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국정감사 현장. 연합뉴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국정감사 현장. 연합뉴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수자원공사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서도 절차상 문제가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트루스카베츠시 식수 공급시설 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외교부와 정식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수공은 당초 러시아가 점령·합병을 선언한 헤르손 지역에 식수 공급시설을 지원하려 했다. 2023년 11월 외교부와 비공식 회의에서 러시아와의 관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오자 대상지를 트루스카베츠시로 변경했지만 이후에도 재외공관 협의 등 관련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것으로 감사 결과 나타났다.

내부 절차 위반도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관련 업무협약(MOU) 11건 가운데 6건은 결재권자의 결재 없이 추진됐고 일부 협약은 내부 법률 검토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

수공 임직원 6명은 2023년 7월 우크라이나 기관과 MOU를 맺기 위해 영국 리버풀을 방문했지만 우크라이나 측 관계자가 현장에 참석하지 않아 화상으로 협약을 체결했다. 사업 추진을 위한 기초조사와 전략, 우선순위, 성과 목표 등 기본계획과 전쟁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 검토가 미흡한 상황에서 협약서에 서명했다는 지적이다.

김태선 의원은 “외교·안보적으로 민감한 사업을 관련 당국과 충분한 협의 없이 추진한 문제가 확인됐다”며 재발 방지를 위한 관리·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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