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 대통령 부부 증인 신청에 충돌…與 “말도 안 돼” vs 野 “성역 없어야”

2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윤용근 위원이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두고 민주당 위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26.10.21 연합뉴스
2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윤용근 위원이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두고 민주당 위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2026.10.21 연합뉴스

여야가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주장을 놓고 충돌했다.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한남동 관저 사용 문제를 따져야 한다며 대통령 부부의 출석을 요구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과 김용범 전 정책실장, 강훈식 전 비서실장의 일반증인 채택도 민주당 반대로 무산됐다.

윤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이 대통령 사건을 변호했던 변호사들의 국가 요직 기용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을 변호했던 변호사들이 대거 국가 요직에 기용됐다”며 “그 인사의 적정성을 확인하고자 최소한의 증인을 신청했는데 민주당은 이번 증인을 한 명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은 대통령 개인의 보은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자리”라며 “대통령을 변호한 공로가 공직 임명의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여당은 그 경위를 묻는 증인 채택까지 전부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방은 윤 의원이 한남동 관저 사용 문제를 거론하며 대통령 부부의 증인 출석을 요구하면서 격화됐다.

윤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17개월째인데 자기 스스로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 한남동 관저를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며 “그 속사정을 알고 있는 것은 이 대통령과 김 여사밖에 없어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는데 민주당에서 받아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한병도 운영위원장은 “지금 대통령과 영부인을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한 것이냐”며 “토론을 얼마든지 보장하겠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은 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현직 대통령과 아무 혐의가 특정되지 않은 영부인을 증인으로 부르자고 하는 것은 듣도 보도 못했다”고 항의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감사에 성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맞서며 “이 대통령과 여사의 증인 신청도 의혹이 있으면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운영위는 대통령실 국정감사 기관증인 채택의 건을 재석 25명 중 찬성 20명, 반대 5명으로 가결했다. 범여권 주도로 임광현 신임 비서실장과 하준경 정책실장, 홍익표 정무수석비서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장과 김용범 전 실장, 강훈식 전 실장도 일반증인으로 불러 이른바 '경기·성남라인 인사 개입' 의혹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 등을 따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의혹만으로 정쟁에 나서고 있다며 반대했고, 이들에 대한 증인 채택은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는 상대 진영의 '막말' 논란을 놓고도 충돌했다.

여당 간사인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전두환·윤석열 내란 아니다' 발언을 거론하며 “국민의힘은 김 의원을 원내수석대변인직에서 사퇴시키고 운영위에서 사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은 추미애 경기지사와 부승찬 민주당 의원의 소방 관련 발언,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김태규 의원을 향해 '광인' 등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패륜적인 언어”라고 비판했다.

한편 운영위는 이날 여야 합의로 국정감사 계획을 변경해 당초 30일로 예정됐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감사를 29일 오후에 실시하기로 했다. 29일 오전에는 국가인권위원회를, 30일에는 국회사무처와 국회도서관 등 국회기관을 감사한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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