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극3특 성장엔진 투자에 속도를 내려면 메가특구와 성장엔진 대형 연구개발(R&D)이 빠르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핵심 제도인 메가특구특별법(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은 이제 막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특히 반도체 등에 적용할 주 52시간 예외를 포함한 노동특례를 두고 시각이 엇갈려, 법 처리에 앞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이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메가특구는 성장엔진 투자 기업이 있는 지역에 규제특례와 맞춤형 지원을 몰아주는 공간이다. 지방정부가 기업과 협력해 필요한 특례를 직접 골라 계획을 세우고 지정을 중앙정부에 신청하는 방식이다.
규제특례는 세 갈래다. 지자체와 기업이 필요한 특례를 선택하는 메뉴판식 특례, 일정 기간 규제를 배제하거나 완화하는 수요응답형 규제유예, 대규모 실증과 심의기간 단축을 담은 규제샌드박스 업그레이드다.
투자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최고운영책임자(일명 '짜르')도 둔다. 투자 인허가는 일괄 처리하고, 지연되면 60일 안에 신속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대규모 설비투자의 가장 큰 변수인 인허가 지연과 규제 불확실성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무게가 실린다. 산업부 관계자는 “아직 지방정부 신청이 들어오는 단계는 아니다. 연말까지 기업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신청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기술 분야에서는 앵커기업과 협력사, 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성장엔진별 대형 R&D를 신설한다. 앵커기업 혼자 하던 투자를 협력사까지 묶어 공급망 단위로 움직이게 하겠다는 의도다. 지역자율 R&D는 5개 부처로 확대하고, 팁스(TIPS)는 50%를 지방에 할당한다. 10개 창업도시도 추진해 지역 스타트업이 앵커기업 공급망에 진입할 통로를 넓힌다.
산단 AX 확산도 병행된다. 10월 28일 구미에서 열린 제3차 M.AX 지역 확산 컨퍼런스에선 구미·청주·포항 실증산단의 MINI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산단 AX 분과에서 운영하는 MINI 얼라이언스는 13개로, 정부는 2030년까지 누적 25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AI 팩토리에는 '산단 실증확산 트랙'도 새로 만든다. 산업부가 정리한 AI 팩토리 우수사례 38개에서는 생산성이 30.1% 늘고 불량률이 15.5% 줄었다.
메가특구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언제 넘을지가 가장 중요하다. 법안은 10월 20일 박상혁 의원안, 21일 최기상 의원안이 각각 발의됐다.

쟁점은 노동특례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규제합리화위원회 2차 회의에서 초광역특구법의 노동특례와 관련해 “새로운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기존 제도 시행령을 수정하거나 연장근로 절차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논의해보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특별연장근로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노동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을 넘겨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인가 사유와 신청 절차는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에, 세부 운영 기준은 행정지침에 규정돼 있다. 정부는 지난해 3월 행정지침을 새로 마련해 반도체 R&D 분야 인가 기간을 최대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렸다. 새 제도 대신 기존 틀을 손보는 방식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다만 산업부는 시행령 개정으로 속도를 내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노동특례의 도입 여부와 구체적인 방식·내용을 미리 정해놓고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고 있지 않으며, 사회적 대화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노사와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는 9월 18일 차관급 사전준비회의 이후 실장급 실무협의체가 지금까지 5차례 열렸다. 그간 초광역특구 개념과 방향성을 공유하고 노사 양측이 제안 의제를 발제했으며 법안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산업부는 앞으로 충분한 숙의를 거쳐 밀도 있게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어떤 방식이든 사회적 대화에서 논의하고 합의한 결과를 토대로 추진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성장엔진 특별보조금 7000억원도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하고 투자 요건과 지원 비율은 연말 운영요령에서 확정된다. 제도와 R&D가 앵커기업 투자 속도를 따라갈 수 있을지는 노동특례를 둘러싼 합의와 특별법·예산 확정 시점에 달려 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