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영부 큐알티 대표 "30년 반도체 성능평가 경쟁력, 해외시장서 검증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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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부 큐알티 대표,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김영부 큐알티 대표,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바야흐로 '초미세' 반도체 시대다. 인공지능(AI), 5G 통신, 와이어리스, 자율주행 등 기술혁신이 가속화하면서 크기는 줄이면서 더욱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첨단 반도체 기술이 요구된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고용량, 고집적화만큼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신뢰성'이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수시로 문제가 발생하는 칩은 외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칩의 신뢰도는 생명과도 같다. 기존에는 칩 오류가 발생하면 사용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수준이었지만, 자동차에도 반도체가 대거 탑재되면서 오작동이 사용자의 목숨과 직결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

큐알티는 칩 신뢰성 향상을 고민하는 반도체 업체들에 평가 및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술 서비스' 기업이다. 40년 이상 반도체 업계에 몸담아온 김영부 대표는 최근 5년간 인프라 구축과 상용화 장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연구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회사를 키웠다. 그에게 한국 무대는 좁다. 탄탄한 인력 구성과 시장 분석을 토대로 국내 반도체 생태계는 물론 해외 시장에 회사 경쟁력을 알릴 준비가 돼 있다며 시종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를 직접 만나 큐알티의 강점과 향후 사업 방향,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들었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영부 큐알티 대표 "30년 반도체 성능평가 경쟁력, 해외시장서 검증받겠다"

대담=양종석 산업에너지부장

-큐알티는 어떤 기업인가.

▲큐알티는 한마디로 '기술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다. 고객사가 반도체 개발 과정 중 문제가 생길 때 칩에서 오류가 나는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의 질병을 진단하고 고치는 과정은 금방이다. 그러나 병을 앓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는 것은 쉽지 않다.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칩 업체들이 개발 과정 중 문제의 원인을 찾기 위해 갖춘 인프라는 의외로 크지 않다. 이때 큐알티만의 노하우가 더해지면 수월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완성 칩으로 성능을 실험하지 않고도 개발 과정에서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어 고객사 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반도체 개발 과정에서 신뢰도는 왜 중요해지는가.

▲예전에는 가전제품이 반도체 오류로 고장이 나면 사용자의 '불편함'만 늘어날 뿐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차량간 통신(V2X), 자율주행 시대로 접어들면서 칩이 0.1초만 잘못 작동돼도 사람의 생명을 결정지을 수 있을만큼 그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게 확장되고 있다.

그러면서 칩 업계는 칩 신뢰도 분야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반도체 만드는 모든 기업이 전체 생산 비용 중 30% 정도를 신뢰성 확보에만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될 만큼 이 분야를 큰 숙제로 여기고 있다.

-큐알티가 반도체 신뢰성 분야에서 강점을 갖춘 비결은.

▲큐알티는 30년 동안 반도체 성능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술 노하우도 쌓였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외 우수 인재를 영입하면서 우리만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하드웨어 기술을 골고루 확보했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영부 큐알티 대표 "30년 반도체 성능평가 경쟁력, 해외시장서 검증받겠다"

-최근 반도체 '소프트 에러' 측정 상용화 장비를 개발하는 국책 과제를 큐알티가 맡아 화제가 됐다. 소프트 에러란 무엇이고, 이 장비를 고안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소프트 에러'를 공간 제약 없이 측정할 수 있는 장비 개발을 세계 최초로 시도한다. 소프트 에러는 공기 중의 미세한 중성자가 반도체를 타격하면서 칩이 오류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반도체 속 회로가 너무 미세화하다보니 공기 속 중성자마저도 칩을 망가뜨리는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이와 관련된 우려는 갈수록 늘어나지만 측정 실험을 하기 위한 상용화 장비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한 번 실험을 하려면 복잡한 설비를 구성해야 하고, 자연스레 비용과 시간이 들어 업체들이 불편함을 느껴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 인재 영입에 이어 국내 기업과 협력해 국책 과제를 수행한다.

소프트 에러 장비 개발을 진행하다 보니 각 성능 측정 분야에 상용화 장비가 늘어나야 하고, 우리 기술로 이에 대응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고속, 초고주파 칩 시장의 가파른 확대에 대응하는 신뢰도 측정 장비 개발도 준비하면서 제품군을 보강해나갈 계획이다.

-큐알티는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 시장 진출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 해외 시장에서 어떤 성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큐알티는 국내 시스템 반도체 성능 평가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과거 국내 반도체 업체는 대만 회사에 신뢰도 실험과 분석을 의뢰했지만, 점차 큐알티 기술이 올라오면서 대부분 업체들이 큐알티 인프라를 활용하게 된 것이다.

2014년 이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해외 유력 반도체 회사가 큐알티를 찾아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도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 진출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이달 중국 법인 준공을 완료한다.

-중국 법인 설립 이후 시장 공략을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하다.

▲중국 내 상하이와 쑤저우, 난징에 있는 업체들을 공략할 예정이다. 현재 25명 정도 인력이 중국에 배치돼 있다. 우선 이 인력을 활용해 중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에게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후 우리와 협업한 경력이 있는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 중국에서 함께 일하기 위한 전략을 펼 것이다.

현지에서 협력 사례가 쌓이면 중국 반도체 회사가 자연스럽게 문을 두드릴 것으로 본다. 우리의 본업인 신뢰성 분석 서비스를 중국 시장에서도 차근차근 내실화하면 충분히 현지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중국은 5년 전만 해도 반도체 신뢰성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다가 모빌리티 시장 발전 이후 이 분야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진출해 있는 대만의 반도체 평가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 큐알티만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과 노하우로 시장에 도전하려고 한다. 앞으로 이 시장에서 20% 점유율만 차지해도 좋은 성과가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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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면서 체감한 중국 시스템 반도체 업계 분위기는 어떤가.

▲볼 때마다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현지 시스템 반도체 업계만큼은 한국 수준을 추월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 예로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도 회사 연혁은 짧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향한다는 당찬 포부만큼 발전 속도가 빠르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반도체 업체에게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세제를 들고 나오는 등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우리 시스템 반도체 성장이 상대적으로 더뎌진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궁금하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업체들이 파이가 한정된 국내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태계 성장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면 해외 시장을 마음껏 개척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국내 대형 고객사와의 협력 이후에는 해외 거래선을 늘릴 방법이 제한되는 게 통상적이다. 최근 몇개 업체가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관례를 파괴하려면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가 열악한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상황을 인지하고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큐알티는 생태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정부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책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특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굴지의 반도체 대기업이 정부와 함께 업계를 지원하는 방안은 좋은 아이디어다.

그러나 단기 결과만을 바라고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과성으로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하면서 민간 주도 과제를 늘려나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에서 큐알티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다.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파운드리, 패키징 업체 외에도 칩 성능을 적시에 분석해줄 수 있는 큐알티 같은 회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벽돌로 담벼락을 만들 때 벽돌 사이사이 시멘트를 발라 튼튼하게 고정하는 것처럼, 큐알티는 다양한 솔루션으로 제품을 시험·평가·분석해 생태계를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큐알티를 어떤 회사로 만들고 싶은지.

▲큐알티를 기술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다. 특히 기술을 구현할 인재 육성을 위해 지금도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 20대부터 5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의 인력을 구성해 신구 조화를 도모하는 것도 목표다. 기동력이 있는 20대 엔지니어와 연륜과 경험이 있는 50대 경영진 간 조화로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빠른 속도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다.

탄탄한 인력 구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기술 구현으로 새로운 분야 제품군을 지속 늘리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생각이다. 2025년이 되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큐알티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영부 큐알티 대표 "30년 반도체 성능평가 경쟁력, 해외시장서 검증받겠다"

○김영부 큐알티 대표는

김 대표는 1979년 반도체 업체 콘트롤데이터코리아에 입사했다. 대덕전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거치며 40년 이상을 반도체 업계에 몸담았다.

품질보증시스템, 반도체 신뢰성과 품질 관련 다양한 논문 발표와 실무 경험을 가진 그는, 새롭게 제정된 ISO26262 표준을 만족하는 차량용 반도체 등 신규 분야 칩 성능 평가·인증 사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 교류에도 상당히 적극적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큐알티 광교 오픈랩 등에서 매년 '차량용 반도체 안전 혁신 콘퍼런스(ASSIC)'를 개최하는 등 국내외 석학들과 반도체 신뢰성 평가 분야 지식을 활발하게 공유하고 있다.

정리=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사진=이동근기자 fot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