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정확한 정보를 듣고 싶다

[ET단상]정확한 정보를 듣고 싶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새롭거나 의미 있는 정보와 기술, 이론, 법칙이 나온다. 반면에 불확실한 정보, 가능성 없는 기술도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고 있다. 때로는 잘못된 정보도 이미 지식으로 갖고 있기도 하다. 잘못된 정보나 기술은 판단, 결정, 의견을 왜곡시키기도 한다. 때로는 투자 실패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러한 유의미하거나 잘못된 정보 및 기술의 혼재 속에 최근에는 어떠한 목적을 위해 잘못된 정보와 기술 또한 괜찮다는 의식도 나타난다. 정보와 기술에 오류가 있더라도 모두가 오류로 생각하지 않거나 모르면 괜찮고, 어떤 이는 자기 자신이 돈을 버는 시간 동안 문제만 생기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가끔은 지금의 모습이 마치 자금이 많이 풀린 유동성 시대, 전 세계를 혼란으로 몰고 가는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과거보다 훨씬 더 자신만을 위하는 이기주의 시대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와 기술은 잘못된 결정을 하게 되고, 어떠한 형태로든 미래의 피해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정보와 기술 또는 지식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전달자는 정확하게 전달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방송에서 패널이 수소전기차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관심 있는 분야여서 진지하게 들었고, 새로운 상식과 지식을 배우고 싶었다. 그러나 조금 듣다가 채널을 돌렸다. 이유는 패널이 새로운 상식과 지식을 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패널들은 수소전기차에 관해 무엇을 알고 있고,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기까지 했다. 방송사에서는 왜 전문가를 섭외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논쟁을 벌여서 시청률 또는 청취율을 높이는 게 주목적이라면 패널이 굳이 관련 분야의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논쟁을 잘하는 사람이면 된다. 패널 또한 본인의 인지도를 높이는 게 목표라면 정확한 지식은 그 뒤로 넘겨도 좋다. 그럴듯한 얘기로 논쟁을 이어 나가면 되고, 논리정연한 모습으로 비치면 된다. 그러는 사이에 잘못된 많은 내용이 지식인의 견해인 것처럼 시청자와 청취자에게 전달되겠지만 중요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많은 시청자와 청취자는 잘못된 정보와 지식을 갖게 된다. 더 나아가 선입견도 생긴다. 지난해만 해도 수소전기차에서 수소폭탄이 터진다는 얘기가 있었다.

국내와 해외 주식시장이 뜨거운 최근의 모습 가운데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제약바이오가 투자자의 관심 분야로 크게 부각됐다. 전기차, 수소전기차, 제약바이오 산업 투자자 가운데 어떤 투자자는 투자를 많이 하면서도 전기차 배터리의 발열 여부, 수소전기차의 원리나 소재, 면역항암제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주가가 많이 올라가기 때문에 투자하기도 한다. 그리고 유튜브와 같은 매체를 통해 투자를 중계하는 사람이 관련 산업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소액 투자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잘못된 정보는 그 내용을 시청한 개인 소액투자자의 피해로 남게 된다.

지금까지는 정보·기술·지식의 왜곡이었지만 때때로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부득이하게 정보·기술·지식 부족으로 리스크와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스크와 피해 때문에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중단할 수도 없는 일이다. 실험과 테스트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와 피해를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의 조수 클래런스 댈리는 에디슨이 개발한 X레이 촬영기의 테스트 모델이었다. 댈리는 X레이 촬영을 수없이 많이 한 후 머리털이 모두 빠지고 앓다가 죽었다. 댈리는 방사선 피해 1호 인물로 알려져 있다. 1986년 1월 28일 미국의 챌린저 우주왕복선이 발사 73초 후 고체연료 추진기 이상으로 폭발했다. 7명의 희생자와 4865억원의 금전 손실이 발생했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다. 폭발 장면은 영상으로 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우리는 좀 더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 정보, 기술, 지식 전달에는 그 분야 전문가에게 맡기고 알량한 지식으로 아는 척하지 말자. 새로운 것의 접근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물론 신중한 접근과 과감한 결단 사이에는 균형이 있어야 한다.

전기차, 수소전기차와 함께 바이오 산업은 우리 차세대 성장산업이다. 앞으로는 관련 전문가에게 어떻게 수소가 전기로 바뀌는지, 바이오가 어떻게 암을 정복해 나가는지 직접 듣고 싶다.

민경철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상무이사 kcmin@sgiv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