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협업툴 '플로우' 속속 도입…테크핀 전쟁 속 업무혁신 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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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IBK자산운용 등 잇달아 채택
사내 서버에 직접 연동…보안 걱정 해소

협업툴 플로우를 사용하는 단말기 화면 (사진=마드라스체크)
<협업툴 플로우를 사용하는 단말기 화면 (사진=마드라스체크)>

금융권이 더욱 빠르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와 유연한 벤처 DNA를 조직 안에 융합하기 위해 '협업툴'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정보통신 기업, 빅테크와의 테크핀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굼뜬 항아리형 조직 체계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발현됐다.

유연한 조직문화를 꾀하고 업무 혁신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협업툴을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조직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자산운용사부터 은행까지 전 금융권에 걸쳐 변화가 시작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대구은행, IBK자산운용, KB캐피탈이 국산 협업툴 '플로우'를 내부 업무에 적용했다. 정보기술(IT) 개발 조직, 투자상품영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툴을 도입했다. 이보다 앞서 우리자산운용, BNK자산운용, DB금융투자, 하나벤처스도 플로우 적용을 마쳤다. <관련기사 17면>

협업툴은 그동안 일반 중소기업을 시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대기업까지 도입이 확산됐다. 현대·기아차에서 일부 업무에 플로우를 적용했고, 현대모비스는 시범 적용을 거쳐 전 임직원에 플로우를 공급했다. 포스코, KT, SK인포섹 등도 플로우를 사용하고 있다.

협업툴은 프로젝트 진척 상황을 한눈에 보기 쉽고 여러 프로젝트를 관리하기 쉬운 것이 강점이다. 프로젝트 참여자가 중간에 새로 추가돼도 기존 업무 흐름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어 메신저 단체채팅방과는 완전히 다르다.

금융권은 망분리 환경 때문에 그동안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 협업툴을 사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플로우가 금융사 사내 서버에 직접 연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하자 도입 사례가 급증했다. 보안에 민감한 대화나 파일은 자동 삭제하거나 권한을 한정해서 부여하고, 화면 캡처를 금지하는 등 보안성을 강조한 플로우 특유의 기능도 금융권에 적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조직을 슬림화하고 유연한 조직문화, 빠른 내부 소통을 시현하기 위해 애자일 조직을 지향하는 금융권의 변화 의지가 협업툴 도입과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금융사는 빅테크가 금융시장에 진출해서 전통 금융사를 위협할 정도로 떠오르자 위기감을 느끼고 적극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DX)을 실현하기 위한 내부 혁신의 하나로 협업툴을 이용한 업무 혁신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권 가운데 처음으로 협업툴을 도입한 대구은행의 경우 IT 개발 관련 조직에 우선 협업툴을 도입했다. 여러 개발 프로젝트 현황을 쉽게 관리하고 참가자가 빠르고 쉽게 소통하면서 은행 특유의 높은 보안 환경을 준수할 수 있게 됐다.

DB금융투자는 영업 업무 전반에 걸쳐 플로우를 적용했다. 바뀌는 투자상품 최신 버전을 플로우에서 실시간 확인이 가능, 영업 현장에서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소개할 수 있게 됐다. 고객관리시스템과 플로우를 연동해 어떤 고객에게 어떤 상품을 소개했는지 등 고객 이력도 관리할 수 있다.

플로우를 공급하는 마드라스체크의 이학준 대표는 “플로우를 도입해 변화를 꾀한 금융사가 은행, 증권, 자산운용, 캐피탈 등 전 금융권에 걸쳐 있다는 것이 의미있다”면서 “올해 금융권에서 협업툴을 이용하는 사례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