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반도체·이차전지처럼 '국가전략산업' 육성

1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주재 서비스산업발전TF 콘텐츠반 2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1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주재 서비스산업발전TF 콘텐츠반 2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K-콘텐츠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콘텐츠 산업을 대내외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게임체인저'로 성장·발전시킨다는 포석이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에 준하는 투자와 세제 지원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전병극 문체부 1차관은 1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서비스산업발전TF 콘텐츠반' 회의에서 “콘텐츠산업은 지난 5년 동안 9%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메타버스·인공지능(AI) 등 신기술과 콘텐츠 융합 확대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면서 “콘텐츠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가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경쟁력 제고와 수출동력 강화 목적이자 콘텐츠 업계의 '국가전략산업' 지정 요청에 대한 정부의 화답이다. 문체부는 콘텐츠산업 대상의 투자 확대를 위한 생태계 조성과 세제 지원 혜택 확대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등 미디어·콘텐츠 관계부처, 기획재정부와 협력할 계획이다.

K-콘텐츠 수출액은 2021년 기준 124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가전·이차전지(각 86억7000만달러), 전기차(69억9000만달러), 디스플레이 패널(36억달러) 등을 넘어 국내 대표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약 2조5000억달러 수준으로 자동차와 유사하다. 글로벌 시장 장기 불황에도 세계 콘텐츠산업은 매년 5.1%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콘텐츠가 세계인을 사로잡을 경쟁력만 확보하면 수출 성장 등 가능성이 짙다는 의미다.

이날 회의에서 SK브로드밴드, CJ ENM, 웨이브, 더핑크퐁컴퍼니 등 기업들은 콘텐츠 제작·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지원 확대와 투자 리스크 최소화 및 전 주기 지원 강화를 요청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공공기관도 콘텐츠산업 성장을 위해 콘텐츠 기획·개발과 투자 확대, 수출 지원, 디지털 기술 활용, 통계 고도화 등을 제안했다.

김범석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은 “기존 제조업 중심 세제 지원에서 콘텐츠를 포함한 서비스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서비스산업 혁신전략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면서 “시혜적 지원보다는 콘텐츠산업 성장을 위해 필요한 지원 차원에서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비스산업발전TF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을 팀장으로 신성장동력 확보와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정부 주도 협의체다. TF 콘텐츠반은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한 분과로 전병극 차관을 중심으로 과기정통부·방통위·기재부 1급 공무원과 학계·업계·공공기관 인사 9명으로 구성했다.

문체부는 콘텐츠산업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를 선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콘텐츠반을 통해 콘텐츠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다. 콘텐츠 수출을 대폭 확대하고 국가 무역적자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K-콘텐츠 수출 지원 방안을 논의, 콘텐츠산업 발전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도 도출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