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28.6%↓·기타업종 34.4%↓
안전공업·한화에어로 대형사고 영향
화재·폭발 사망 38명…전년比 46.2%↑

올해 3분기까지 산업재해 사고사망자가 20% 가까이 줄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50인 이상 대형 제조업 사업장에서는 오히려 3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공업 화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등 한 번에 다수의 노동자가 숨지는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제조업이 전체 산재 사망 감소 흐름에서 역행했다.
고용노동부가 20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1~9월 사고사망자는 36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7명보다 91명(19.9%) 감소했다. 사망사고도 440건에서 342건으로 98건(22.3%) 줄었다. 사고사망자 366명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22년 이후 3분기 누적 기준 가장 적다.
그러나 제조업, 특히 대형 사업장은 정반대였다. 50인 이상 제조업 사고사망자는 지난해 55명에서 올해 72명으로 17명(3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인 미만 제조업은 64명에서 60명으로 6.3% 감소했다. 건설업도 50억원 이상 현장에서 72명에서 42명으로 41.7% 줄었고, 기타업종 50인 이상 사업장 역시 55명에서 29명으로 47.3% 감소했다. 주요 업종·규모 가운데 대형 제조업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대형 사고의 영향이 컸다. 지난 3월 대전 자동차 부품업체 안전공업 공장 화재로 노동자 14명이 숨졌고, 6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로 5명이 사망했다. 두 사고에서만 19명이 목숨을 잃었다. 노동부는 8월 발생한 동물성유지 제조공장 화재 사망자 3명까지 포함해 대형 화재·폭발 사고가 제조업 사망자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실제 제조업 전체 사고사망자는 지난해 119명에서 올해 132명으로 13명(10.9%) 늘었다. 반면 사고 건수는 115건에서 113건으로 2건(1.7%) 감소했다. 사고 발생 빈도가 늘었다기보다 한 차례 사고가 다수 사망으로 이어지는 '대형화'가 제조업 사망자를 끌어올린 셈이다.
상반기와 비교하면 증가세는 다소 진정됐다. 상반기 제조업 사고사망자는 92명으로 전년보다 25명(37.3%) 늘었고, 50인 이상 제조업에서는 28명에서 57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3분기 누적으로 제조업 증가폭은 13명, 50인 이상 제조업 증가율은 30.9%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대형 제조업이 산재 사망 감소세의 취약지대라는 점은 여전하다.
사고 유형에서도 대형 참사의 위험이 확인됐다. 화재·폭발 사망자는 지난해 26명에서 올해 38명으로 12명(46.2%) 증가했다. 깔림·뒤집힘도 30명에서 41명으로 36.7%, 끼임은 37명에서 40명으로 8.1% 늘었다. 반면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떨어짐 사고는 199명에서 124명으로 37.7% 감소했다.

정부는 대형 화재·폭발 사고를 제조업 산재 감축의 핵심 과제로 보고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노동부는 다음 달 행정안전부·소방청·지방자치단체 등과 화재·폭발 위험 사업장에 대한 범부처 집중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화재·폭발 위험 사업장을 대상으로 자율점검에 착수했다.
류현철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91명의 사고사망자를 줄인 흐름을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변화로 만들어야 한다”며 “고령자와 외국인 노동자 등 산재 위험이 높은 영역에서도 감소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