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입주기업도 LMP 도입 반대…“전기료보다 증기료 인상 걱정”

집단에너지 전력판매 수익 감소, 증기요금 인상 압력 우려
LMP 적용 제외·유예 요구…제조업 영향 분석 촉구
산업단지 내 집단에너지시설에서 생산된 전기와 공정용 증기가 주변 제조기업에 공급되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지역별 한계가격제(LMP) 도입을 앞두고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은 집단에너지사업자의 전력판매 수익 감소가 증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산업단지 내 집단에너지시설에서 생산된 전기와 공정용 증기가 주변 제조기업에 공급되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지역별 한계가격제(LMP) 도입을 앞두고 산업단지 입주기업들은 집단에너지사업자의 전력판매 수익 감소가 증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정부가 지역별 한계가격제(LMP)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자뿐 아니라 증기를 공급받는 입주 제조기업들까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집단에너지사업자 전력판매 수익 감소가 증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제조업 생산원가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입주기업들은 산업단지 집단에너지사업을 LMP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합리적인 유예·보완책을 마련하고, 제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분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산단 입주기업들은 LMP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집단에너지사업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 경우 국가 제조업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산단 집단에너지사업자는 열병합발전을 통해 전기와 공정용 증기를 동시에 생산한다. 생산한 전력은 전력시장에 판매하고 증기는 산업단지 입주기업에 공급한다. 전력판매 수익은 사업자의 전체 수익구조와 증기 공급원가 회수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LMP 방침은 비수도권 발전소에 전력에 대한 단가 인하다. 제도가 시행될 경우 지역산단에 있는 발전사업자의 전력판매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증기요금 인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산단 집단에너지사업자는 일반 발전소와 달리 전력시장 가격과 상관없이 계통한계가격(SMP) 0원/㎾h인 상황에서도 산단 기업에 필요한 증기 공급을 위해 설비를 운영해야 한다.

더욱이 제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증기는 다른 대체제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전기의 경우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생산이 가능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제조업에 필요한 고온의 증기를 만들 수는 없다.

정부와 한전은 LMP를 통해 절약한 전력구입비를 산업용 전기 인하에 활용한다는 구상이지만, 이로 인해 또 다른 필수재인 증기요금이 오르는 만큼 그 효과는 상충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산단 입주기업들은 전력시장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규모와 시점은 불확실한 반면, 증기요금 인상은 생산원가 상승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산단 입주기업들은 공정용 증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집단에너지사업의 특수성을 반영해 LMP 적용 제외를 우선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적용 제외가 어렵다면 사업자의 경영 부담과 입주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뒤 단계적 시행을 위한 유예기간이나 실효성 있는 보완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제도 개편 과정에서 실제 공정용 증기를 사용하는 입주기업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전력판매 수익과 증기 공급원가, 열요금 및 지역 제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현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단 집단에너지사업은 단순한 발전사업을 넘어 지역 산업의 생산활동과 고용을 뒷받침하는 기반시설”이라며 “전력시장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증기 공급과 지역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신중한 정책 판단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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