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싱가포르에 '다품종 선주문·후생산 車혁신센터'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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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실시간 가상 리얼타임 행사로 개최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초로 고객이 주문 후 자동차를 생산하는 '고객 맞춤형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를 싱가포르에 구축한다.

단순하게 생산에 속도를 내는 자동화뿐 아니라 인공지능(AI)과 로봇, 빅데이터 등 지금까지 없었던 첨단 기술을 활용해 미래형 생산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목표다. 〈본지 3월 17일자 2면 참조〉

현대차그룹은 13일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와 싱가포르 서부 주롱(Jurong) 지역의 주롱 타운홀에서 HMGICS 기공식을 개최했다.

기공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양국 행사장을 화상으로 연결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두 나라 정부가 참여하는 행사로 가상의 방식으로 실시간 개최되는 세계 최초 사례다.

이날 싱가포르에서는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안영집 주싱가포르 한국대사, 베 스완 진 경제개발청(EDB)장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이 자리했다.

이날 기공식은 세계 최초로 가상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비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베 스완 진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장(왼쪽부터), 안영집 주싱가포르 한국대사,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대사.
<이날 기공식은 세계 최초로 가상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비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베 스완 진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장(왼쪽부터), 안영집 주싱가포르 한국대사,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에릭 테오 주한 싱가포르대사.>

리 총리는 축사에서 “HMGICS는 현대차그룹에 의미 있는 도약으로 세계 최초 설비”라며 “향후 더 많은 한국기업이 싱가포르에 투자하고, 싱가포르 기업 및 교육·연구기관들과 협업할 수 있도록 길을 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싱가포르는 파리협정에 따라 2040년까지 모든 차를 친환경차로 전환할 계획이며 HMGICS를 통해 싱가포르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제시하기 위해 자동차 주문부터 생산, 시승, 인도 및 서비스까지 고객의 자동차 생애주기 가치사슬 전반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개방형 혁신 기지(오픈이노베이션 랩)다. 현지 생산 차량은 기존 내연기관보다는 부품 수가 적은 전동화 차량이 주류가 될 예정이다.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싱가포르 주롱 혁신단지에 부지 4만4000㎡(약 1만3000평), 연면적 9만㎡(약 2만7000평), 지상 7층 규모로 추진된다. 건물 옥상에 고속 주행이 가능한 총 길이 620m의 고객 시승용 '스카이 트랙',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이착륙장,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위한 태양광 패널 등이 설치된다. 향후 수소연료전지 등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에너지 사용 비중을 높여갈 계획이다.

건물 내부는 다양한 고객 체험 시설, 연구개발(R&D) 및 사무를 위한 업무 공간, 소규모 제조 설비 등으로 구성된다. 건물 외부는 내부의 수납형 차량 전시 공간을 밖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를 적용, 싱가포르 도심의 대표 랜드마크로 부각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고객은 스마트폰 등 온라인으로 자동차 사양을 선택, 계약할 수 있으며 HMGICS는 고객 주문에 맞춰 즉시 차를 생산한다.

고객은 HMGICS 내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자신의 자동차가 생산되는 과정을 직접 관람 가능하고, 생산된 차량은 HMGICS 옥상의 스카이 트랙으로 옮겨진 이후 고객은 트랙에서 시승을 해본 뒤 차를 인도받는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조감도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조감도>

현대차그룹은 혁신 제조 플랫폼을 개발과 실증을 위해 HMGICS 내에 소규모 전기차 시범 생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사람 중심의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실증할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시장 변화 및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차종 소규모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이를 연구하고 실증할 계획”이라며 “HMGICS는 물류와 조립 시스템을 고도로 자동화해 인간 중심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 환경은 물론 어렵고 위험한 작업은 로봇이 수행해 안전한 환경으로 마련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에 기여할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도 발굴하고 검증한다. 렌털, 리스 등 배터리 생애주기 연계 서비스인 'BaaS(Battery as a Service)' 실증을 통해 고객의 전기차 구매 부담 경감 및 사용 편의성 개선 방안도 연구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HMGICS의 비전인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인간 중심의 밸류체인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 삶의 질을 높여 나갈 것”이라며 “HMGICS를 통해 구현될 혁신이 우리의 미래를 변화시키고 인류발전에 기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HMGICS를 통해 싱가포르 난양이공대학(NTU) 등과 공동 연구소를 운영하고, 싱가포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세부 과제의 선행 연구 사업도 검토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조감도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조감도>

한편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 물류와 금융, 비즈니스 허브로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 트렌드에 대한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외국 문화에 개방적이고 IT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도 높아 동남아 시장 내에서 최고의 신기술 테스트베드로 평가받고 있다.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싱가포르를 동남아 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로 활용하면서 동남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차량 공유업체 그랩(Grab)의 경우에는 동남아 지역에서 금융, 식품 배달, 택배 배송, 콘텐츠, 디지털 결제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래 사업과 기술을 연구하고 실증하는 HMGICS를 싱가포르에 건립함으로써 동남아 내 인지도를 향상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