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문제를 놓고 또다시 정면 충돌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장 권한 행사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법사위 양보 없이는 협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 마비 상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이번 주 안으로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마쳐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하루 늦어지면 국민이 체감하는 민생 현안 처리는 한 달이 지체된다”며 조정식 국회의장을 향해 국회법에 따른 의장 권한 행사를 촉구와 함께 18개 상임위원회 배정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전날 조 의장이 요구한 시한에 맞춰 상임위원 명단을 제출했지만, 국민의힘은 명단을 내지 않았다. 이에 조 의장은 제출 시한을 26일 정오까지 연장한 상태다. 7월 임시국회를 정상 가동하려면 이달 말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국회의장실은 시한 내 명단 제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의장이 직접 위원을 선임하는 절차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사실상 상임위원장 독식을 압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상임위 명단을 제출하지 않으면 18개 상임위를 모두 가져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야당에 대한 협박 정치를 중단하고 법사위를 포기하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직을 고수하면서도 국민의힘에 구체적인 협상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사위는 양보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 어떤 상임위를 줄 수 있는지 제안조차 없었다”며 협상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또 법사위를 둘러싼 민주당 강경 기조가 이재명 정부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며 “대법원장 감금·조롱, 연어 술파티 의혹 제기, 공소 취소 특검법 추진 등 법사위 강경파들의 행태가 대통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공세를 폈다.
특히 정 원내대표는 “합리적이라고 평가받는 한병도 원내대표까지 법사위원장직에 집착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민주당이 강성 지지층만 의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상 테이블에 올 때는 협상안을 갖고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야가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한 치 양보 없는 대치를 이어가면서 조 의장이 26일 명단 제출 시한 이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후반기 원 구성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