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SK텔레콤·SK하이닉스가 참여한 'SK ICT 연합'은 인공지능(Al)과 메타버스, 블록체인, AI반도체를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3사가 공동 출연할 1조원 규모의 자금을 바탕으로 후속 인수합병(M&A)도 이어질 전망이다.
◇AI 반도체 사피온에서 첫 시너지
3사 시너지 첫 시험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이다. 3사는 사피온 미국법인(SAPEON Inc.) 설립을 의결했다. 사피온 미국법인은 800억원 투자를 바탕으로 SK텔레콤이 62.5%, SK하이닉스가 25%, SK스퀘어가 나머지 지분을 각각 보유한다.
사피온은 SK텔레콤이 2020년에 공개한 자체 개발 신경망처리장치(NPU)다. 급성장이 예상되는 AI 반도체 시장을 정조준했다. SK텔레콤은 AI 기술력을 기반으로 사피온 개발을 주도하면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역량을 결합해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데 AI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SK스퀘어는 사피온의 성능을 높일 수 있는 AI 반도체 분야 혁신 스타트업 등에 투자와 협력을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SK ICT 연합의 반도체 전략 거점은 미국이다. 사피온 미국법인은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신규 설립한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과 함께 SK그룹의 미래 반도체 시장 공략을 위한 양대 축으로 자리 잡게 된다. SK ICT 3사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퀄컴과도 협업해 성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판로를 확대한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미국은 세계 최대시장이자 글로벌 ICT 강자들이 모여 있는 곳, 첨단 기술의 중심지”라며 “인사이드 아메리카 전략으로 SK하이닉스 사업 경쟁력을 키우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확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AI·메타버스 융합 '아이버스', UAM 등 신사업 활성화
SK텔레콤은 CES 2022에서 '아이버스(AI-VERSE)' 비전을 밝혔다. 아이버스는 AI에이전트(비서)와 가상의 메타버스 세계가 결합한 방향으로 개발된다.
AI에이전트는 모든 이용자 스마트폰당 1개의 캐릭터 아바타를 제공, 메타버스 세계에서 활용하도록 한다. 아바타는 단순히 개인 일정을 관리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AI비서를 넘어선다. 이용자 취향을 이해하며 필요한 서비스를 추천하고, 무료함을 달래 주는 친구 역할까지 맡게 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결성한 아폴로TF를 통해 AI에이전트를 개발, 현재 상용화 막바지 단계다. 다만, SK텔레콤이 구상하는 아이버스 비전을 완전히 실현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은 코인거래소 등 비즈니스 플랫폼을 활성화하기 위한 투자도 지속 모색할 계획이다. 아이버스 비전을 위해 커넥티드 인텔리전스(연결성+지능)도 중요한 기술로 지목했다. AI와 5G(5세대) 이동통신의 연결성을 결합한 서비스 분야로 도심항공교통(UAM)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서비스·기기 상용화 과정에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기술을 지원한다. SK스퀘어가 혁신기업을 발굴해 협력하는 시너지 모델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아이버스를 지향함으로써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서비스가 펼쳐질 것이고, SK텔레콤이 이를 선도하고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최호기자 snoop@etnews.com